같은 물건으로 생일선물을 두 번 받았다.
오늘은 내 61번째 생일이다. 해마다 잊지도 않고 꼬박꼬박 찾아오는데도 여전히 설렌다. 특히 올 생일에는 아침에 첫눈을 뿌려주기까지 했다. 아침부터 여기 저기 톡과 밴드, 카스와 메일로 축하 메세지가 날아든다. 참으로 편리하게도 커피와 케익 선물도 톡으로 받을 수 있으니 행복 만땅이다. 상투적인 이모티콘 부터 진심을 담은 덕담에 일일이 댓글을 달아 감사인사를 전한다.
하지만 영 찜찜함을 지울 수 없다.
왜냐하면 지난 금요일에 미리 생일축하로 큰딸 내외와 저녁식사를 할 때 선물로 받은 헌팅캡을 다음 날인 토요일에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여주에 있는 산악회 형님을 만나러 가서 황학산 수목원에서 단 한 번 써봤을 뿐인데 집에 돌아와 보니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배낭에서부터 큰방, 내방, 빨랫감 온통 다 뒤져봐도 없다. 후래쉬를 들고 가서 차안에 의자 밑까지 삿삿이 다 살펴봤지만 없다. 그것도 세 번이나 가서 찾아봤다. 하지만 여전히 없다. 토요일 움직였던 동선을 따라 수목원에 전화를 해보고, 방앗간에도, 식당에도 추적을 해봤지만 여전히 nothing!!!!!!!!!!! 헐~~~~ 참으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행여 큰딸이 상심해할 까 봐서 매장에 동일 제품을 찾아봤지만 품절이다. 인터넷에서도 찾기가 힘들다. 점심시간에 백화점에 가서 서핑일 해보지만 무쟈게 비싸기만 할 뿐 비슷한 모자가 없다. 그렇게 일, 월, 화를 보내고 오늘 진짜 생일을 맞았지만 여전히 허전하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잠시 외출했다 돌아와서 컴터 앞에 앉아있는데 아내가 책상위에 있는 차키를 가지고 나간다. 차안에는 수십 번도 더 찾아봤다는 퉁명스러운 말도 무시하고 차고로 내려가더니 1~2분도 채 안돼서 모자를 들고 올라온다. 순간 어디 숨겨놨다가 찾아 온 척 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제발 정신 좀 차리고 살라 한다. 뒷좌석 가운데 팔걸이를 펼쳐보니 그 안에 있었다 한다. 팔걸이가 접혀져 있었는데 어찌하여 그걸 펼쳐볼 생각을 못했을까?
어머니 살아생전에 내게 자주 하시던 말씀이 있었다. 내가 이런 상황 즉 세심하지 못하고 덜렁덜렁 할 따마다 ‘저런 벌러쿵이’ 하셨다. 시골집 낮은 문지방을 넘다 이마를 문틀에 처박을 때도, 길가다 돌부리에 채여 넘어질 때도, 놀다가 바지에 흙이 잔뜩 묻은 상태로 방에 들어갈 때도 ‘이런 벌러쿵아’ 하셨다. 상황파악 제대로 하고 건성건성하지 말고 조심해서 댕기라는 뜻이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더니 육십이 넘어도 난 여전히 벌러쿵이다.
생일날 저녁에 나는 모자 하나로 큰딸에게 한 번, 아내에게 한 번, 두 번이나 선물을 받았다.
작은 딸이 사준 것 까지 세 번인가?
오늘은 내 61번째 생일이다. 해마다 잊지도 않고 꼬박꼬박 찾아오는데도 여전히 설렌다. 특히 올 생일에는 아침에 첫눈을 뿌려주기까지 했다. 아침부터 여기 저기 톡과 밴드, 카스와 메일로 축하 메세지가 날아든다. 참으로 편리하게도 커피와 케익 선물도 톡으로 받을 수 있으니 행복 만땅이다. 상투적인 이모티콘 부터 진심을 담은 덕담에 일일이 댓글을 달아 감사인사를 전한다.
하지만 영 찜찜함을 지울 수 없다.
왜냐하면 지난 금요일에 미리 생일축하로 큰딸 내외와 저녁식사를 할 때 선물로 받은 헌팅캡을 다음 날인 토요일에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여주에 있는 산악회 형님을 만나러 가서 황학산 수목원에서 단 한 번 써봤을 뿐인데 집에 돌아와 보니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배낭에서부터 큰방, 내방, 빨랫감 온통 다 뒤져봐도 없다. 후래쉬를 들고 가서 차안에 의자 밑까지 삿삿이 다 살펴봤지만 없다. 그것도 세 번이나 가서 찾아봤다. 하지만 여전히 없다. 토요일 움직였던 동선을 따라 수목원에 전화를 해보고, 방앗간에도, 식당에도 추적을 해봤지만 여전히 nothing!!!!!!!!!!! 헐~~~~ 참으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행여 큰딸이 상심해할 까 봐서 매장에 동일 제품을 찾아봤지만 품절이다. 인터넷에서도 찾기가 힘들다. 점심시간에 백화점에 가서 서핑일 해보지만 무쟈게 비싸기만 할 뿐 비슷한 모자가 없다. 그렇게 일, 월, 화를 보내고 오늘 진짜 생일을 맞았지만 여전히 허전하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잠시 외출했다 돌아와서 컴터 앞에 앉아있는데 아내가 책상위에 있는 차키를 가지고 나간다. 차안에는 수십 번도 더 찾아봤다는 퉁명스러운 말도 무시하고 차고로 내려가더니 1~2분도 채 안돼서 모자를 들고 올라온다. 순간 어디 숨겨놨다가 찾아 온 척 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제발 정신 좀 차리고 살라 한다. 뒷좌석 가운데 팔걸이를 펼쳐보니 그 안에 있었다 한다. 팔걸이가 접혀져 있었는데 어찌하여 그걸 펼쳐볼 생각을 못했을까?
어머니 살아생전에 내게 자주 하시던 말씀이 있었다. 내가 이런 상황 즉 세심하지 못하고 덜렁덜렁 할 따마다 ‘저런 벌러쿵이’ 하셨다. 시골집 낮은 문지방을 넘다 이마를 문틀에 처박을 때도, 길가다 돌부리에 채여 넘어질 때도, 놀다가 바지에 흙이 잔뜩 묻은 상태로 방에 들어갈 때도 ‘이런 벌러쿵아’ 하셨다. 상황파악 제대로 하고 건성건성하지 말고 조심해서 댕기라는 뜻이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더니 육십이 넘어도 난 여전히 벌러쿵이다.
생일날 저녁에 나는 모자 하나로 큰딸에게 한 번, 아내에게 한 번, 두 번이나 선물을 받았다.
작은 딸이 사준 것 까지 세 번인가?
2021.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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