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영어 때문에...

그놈의 영어때문에...(23)

부자아빠 石泉 2008. 3. 4. 20:29
 

26. 무조건 기믄(Yes) 기고(Yes), 아니믄(No) 아닌기라(No).


LA 공항에서 조종사 한명, 40대 후반 나이의 여승무원 한명 밖에 없는 자그마한 비행기(좌석수가 한 60~70석 정도?)를 타고 아리조나주의 투손(Tucson)에 도착했다. 이곳에서는 대학 등 학계에서 개발한 기술을 상업화하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RCT(research Corporation Technologies)를 방문했다. 방문에 앞서 짧은 영어실력을 가지고 어떻게 할까 무척 고민했는데 다행히도 소련 모스코바 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공학박사가 협의를 주도하기로 했다. 서로 명함 건네고 인사하고 상투적인 절차 후에 공학박사가 나름대로 준비한 Power Point로 presentation하면서 우리 공장(우리는 이렇게 말한다)의 업무소개와 RCT와의 업무협약방안을 제시했다. 여기까지는 잘했다. RCT의 CEO가 질문을 했다.


RCT CEO : When did you begin the broker service of the technology transfer?

나 : (박사가 내 얼굴을 쳐다 보길래 박사에게) 2001.1월부터

박사 : We began the service from the last January.

RCT CEO : How much broker fee do you take from the company?

나 : 우리의 거래기업에 대한 지원 차원에서 무료로 서비스 한다.

(내 담당업무는 아니지만 내가 속한 부서의 업무이기 때문에.............)

박사 : We don`t take any broker fee from the company.

RCT CEO : (뭔가 의문스러운 듯이) Really?  Don`t you charge any fee for the service?

박사 : Yes.

RCT CEO : ?.........You don`t receive any commission for the technology transferring broker service. Right?

박사 : Yes, we don`t.

RCT CEO : ??????????????(그넘들 특유의 제스처와 표정-어깨 삐쭉, 고개 삐딱, 눈 똥그랗게)


아뿔사!  이런 이런 이런!!!!!!!!!!!!

중학교 입학해서 영어가 막 재미있어질 무렵 첫 번째 부딪치는 헷갈리는 현상을 우리의 박사님이 그만 실수하고야 말았던 것이다. 박사뿐만 아니고 우리 일행 모두가 첫 방문지라  긴장을 많이 했고, 사실 영어를 영어로 듣고 영어로 생각해서 영어로 말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고 일단 영어로 듣고 우리말로 생각한 다음, 우리말을 영어로 바꾸어 말하는 정도의 실력으로는 늘상 하는 실수가 바로 이게 아닌가 싶다. 즉, 영어는 우리와 달리 긍정 의문문이던, 부정 의문문이던 무조건 Yes면 Yes,  No면 No라고 답해야 하는데...........돈을 받지 않는다 했음서........ 그 넘이 확인차원에서 부정으로 물어봤는데........Yes 하니까 도대체 돈을 받는다는 겨?, 아님 받지 않는 다는 겨?........그래서 또 확인차 다시 물어 봤는데 어라?  요번에는 또 Yes, we don`t라니? 영어에 이런 말이 있던가?.........정말 그 넘 무쟈게 헷갈렸을 기다..........이쯤되면 또 옆에서 아주 침착(?)하게 듣고 있었던 나(?)가 나서야 되지 않겠는가?


나 : No, we don`t receive any broker fee from the client.

RCT CEO : (이넘은 또 뭐여?) You don`t?

나 : (아주 단호하게)No.

RCT CEO : Why?

나 : Because our main job is the credit guarantee service to the small and medium sized enterprises. And the technology transferring service is the additional service. And we don`t have some know-how that we can ask broker fee now.

RCT CEO : I see. Then,  what can I cooperate with you for the technology transfer $%^&*&^%$#@#$#$%$%$%#$%#$%#%$%%%^$?


대충 요약하면 그넘들은 기술이전 중개, 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 돈을 받는데 우리는 받지 않는다 하니까 서로 협력할 수 방법이 있겠느냐는 의문이다. 즉 예를 들어 RCT 고객의 기술을 KOTEC이 중개하여 대한민국의 기업에게 이전시켰을 때 RCT는 돈을 받아야 되는데 KOTEC은 받지 않으니까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야그다. 그놈들 사고로 지극히 당연한 의문이다. 모든 서비스와 용역의 제공에는 돈이 따른다는 사고........그래서 그넘들은 지가 근무하는 직장, 물론 주로 서비스업종의 직장에서 정해진 급여를 받으면서도 tip은 별도로 받아 챙기는 게 생활화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좌우지간 우린 시작단계라서 지금은 수수료를 받지 않지만 앞으로 활성화되면 받을 것이고 구체적인 협력방안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논의하기로 하고 나중에 보고서 쓰기위해 자료를 챙겨서 돌아왔다.


돌아오는 도중에 눈치가 엄청 빠른 우리 본부장님이 조금 전의 어색한 상황을 물어 보시길래 간단히 설명을 해드렸다. 그랬더니 우리 본부장님 정말 명언 한 말씀 하셨다.



"짜슥아, 절마덜은 무조건 기믄 기고, 아니믄  아닌기라,

Yes믄 Yes고, No믄 No다 이 말이다. 알긋나?"


와우!!!!!!!!!우리 본부장님 짱이셔~~~~~~~~~~~~~~~